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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뜸하던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내일 시간 어때? 보러가도 돼?”

“그래 오랜만에 점심이나 먹을까”

반가운 마음에 덜컥 약속을 잡았다.

"일찍 갈께  세시이전에 돌아와야 하거든.."

"뭐야, 그럼 밥 먹고 바로 헤어져야겠네,오는 시간이 있는데 .."

그런데 마음 한편이 찜찜하다. 작년부터 적극적으로 만나기를 원하던 그녀가 오늘은 아예 집으로 찾아온다고 한다. 두 시간이라는 거리를 마다않고 온다는 것은 뭔가 확실한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그저 친구로서 얼굴한번 보겠다고 오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다.

몇 년 전에도 보험하나 들어달라고 왔던 그녀, 어차피 들어가는 차 보험 그땐 부담 없이 들어주었는데 이번엔 그도 아닐 것이란 그렇다면 분명 다단계일거야, 생각이 미치자 영 부담이 된다. 참 여러 사람 보았다 다단계에서 황금빛 내일을 꿈꾸는 사람들을, 그중에 하나라도 잘된 사람을 못 보지 않았던가, 거절하기도 난처하고 들어 줄 수도 없는 일,삼년이면 같는다는 전원주택의 꿈, 결국은 전원주택은 커녕 이혼한 사람도 있다.

이나 저나 그것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을 안고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식사 내내 전혀 아무 일 없는 듯이 다른 말과 내가 하는 말을 들어주었다.그렇게 즐겁게 식사를 끝내고, 밥값을 내려하니 그녀가 내겠다고 우기며 하는 말이 내겐 따로 볼일이 있단다. 그러니 밥값은 제가 내야겠다고, 조용한 커피 전문점에 들어갔다.

커피 한잔을 시켜 놓고 이제나 저제나 그녀의 용건이 나오길 기다렸다. 그녀는 전혀 볼 일이 없는 듯, 다른 말로 시간을 다 보냈다. 헤어지기 십분 쯤 남겨두고 그녀는 그제서야 용건을 내어 놓는다. 허브 차 한 병을 내어 놓으며 시작한 그녀의 연설은 줄줄이 사탕처럼 엮여져 나왔다.말도 잘 한다. 그녀의 손안에 들어가는 작은 병 하나 얼마나 갈까 싶기도 하지만 ..터무니 없이 가격이 나가면 어쩌나 싶다. 그녀의 설명을 들으며 가격을 보니 생각보다 저렴하다. 제가 산 밥값 정도 밖엔 안 된다. 그래, 그 정도야 못 사주겠나 싶어, 사주 마 하고는 솔직한 심정을 털어 놓았다.

“사실 난 오늘 너 만나러 오는 마음이 참 찹찹 했어”

“왜?”

“네가 노는 사람도 아니구 거기서 여기 까지 날 찾아 올 땐 목적이 있겠구나 생각했지 보나마나 그건 다단계일거라는 생각이 드는 거지, 네가 몇 만 원 짜리 허브차하나 팔러 여기까지 오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었지,”

“에이 아니야 내가 엄청 아팠는데 이것 먹고 나았지 그래서 좋은 것을 전해 주고자 왔을 뿐이야.”

그러는 그녀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의심할 여지도 없는 다단계라는 생각이다. 가랑비에 옷젓 듯 서서히 나를 적셔들게 할 심산이라는 것을, 그녀를 보네고 돌아오는 길, 기분이 영 좋지 않다. 몇 년 만에 보는 얼굴, 오직 반갑고 설레는 맘으로 기다려야 하는 만남이어야 하지 않는가, 서로 가슴에 부담을 품고 만나니 웃고 있어도 웃는 게 아닌 것, 열심이 설명을 하던 그녀를 생각했다. 얼마나 교육을 받았으면 그 많은 말들을 다 외웠을까. 너무나 짜임새 있는 말들이 오히려 다단계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알았을까, 그녀는 절대 아니라고 하지만 나는 안다. 오늘 내게 준 이만 오천 원짜리 허브차는 그저 더 큰 것을 위해 던지는 미끼인 것을 그녀는 슬금슬금 내게 작업 중 이라는 것을...

햇살이 너무 좋은 날이다 마치 봄날 같은 걷기에는 조금 먼 거리지만 공원을 가로 질러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현관문을 여는데 그녀의 목소리가 뒤따라 들어온다.

“종종 시간 만들어서 놀러 올께 자주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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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솔바람소리 솔바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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